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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바댁의 세상 사는 이야기

머릿속이 근질근질하고 마음속에는 하고 싶은 말들이 오글오글 가득한데 한가닥을 쭉 잡아 빼서 글을 시작 하는 일은 생각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한국에서의 바쁜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어수선하고 바쁘게 연말과 연초를 보내고보니, 이제야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 갈 곳을 몰라 여기저기 널브러진 옷들과 물건들. 넘쳐나는 이것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고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한국에 3개월을 다녀온 것 뿐인데, 마치 3년을 다녀온 것처럼 구석구석 숨어 있는 일들. 올해 나의 열 가지 다짐 중에는 운동 열심히 하기, 일 열심히 하기, 날씬해지기, 예뻐지기, 새로운 것 하나에 도전하기, 외에 또 하나는 정리를 잘하기가 포함되어 있다. 한때 나는 "정리하면 박경원, 박경원 하면 정리, 한마디로 정리의 여왕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옛말. 아무리 정리를 해도 다섯 살짜리 아이가 휘젓고 지나가면 우리 집은 다시 폭격당한 전쟁터로 변하는데 단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렇듯 해도해도 끝이 없는, 어떤방법으로 해도 정리가 어려울 것 같은 집안일의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대다 2016년에는 버리기 작업에 먼저 착수해서 과감한 정리를 통해 더욱더 산뜻한 삶을 만들어 가기로 결심 했다. "사실 쇼핑을 권하는 사회에서 소비습관을 바꾸는 것은 담배나 술을 끊는 것만큼 어렵다. 무조건 아끼고 안 쓰려고 할수록 욕망은 커질 뿐이다. 쇼핑을 통해 신체적, 감성적 보상을 얻는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정리를 하면 쇼핑하는 것과 동일한 보상을얻을 수 있다. 정리를 통해 상황이나 물건을 통제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 또한 감소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인용) 얼마전 읽은 책을 인용해 보며, 나의 소비습관도 고쳐 나가고 사용한지 너무 오래되서 앞으로도 사용할 확률이 매우 적은 것들을 정리해 나가기로 하고 오늘부터 시작이다. 6월이면 다섯 살이 되는 모니카의 옷장과 서랍 정리는 시도 때도 없이 해야 하는 아주 번거로운 일이다. 아이는 왜 이리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지 어떤 날은, 유치원은 늦었는데 옷 준비가 안 돼 있어서 서랍에 있는 옷들을 다 뒤집은 후에야 하나 겨우 찾아 입혀 보내는 낭패를 경험하게 된다. 장난감은 또 어떻고 책들은 또 어떤가? 나이에 따라 구분하여 빼고 새롭게 배치해